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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갈동근
댓글 0건 조회 530회 작성일 23-06-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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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불편함으로 만드는 시선들

몇 해 전 여름, 학원이 끝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에 올라타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버스가 한 정류장에서 멈춰 섰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 한 분이 버스에 타고자 하셨다.

휠체어 탑승을 위한 경사판을 올리고 내리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장애인 승객께서 저상버스에 탑승하기까지는 5분 정도 소요되었고, 집에 빨리 가고 싶었던 마음에 조바심이 났다. 그리고 그 순간, ‘아 이런 이기적인 마음과 시선이 하나하나 모여 저상버스가 늘어나지 못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2020년 7월에 발표된 국토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이 28.4%라고 한다. 실제로 저상버스 문제를 알게 된 후, 버스 정류장의 전광판에서 저상버스가 몇 개 있는지 살펴보곤 했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주변인들에게 물어보아도 장애인 승객이 실제로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나도 버스를 정말 자주 이용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승객이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모습을 실제로 본 것은 한 손안에 꼽힐 정도였다.

저상버스 보급률이 낮은 것은 예산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저상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가장 큰 문제다.

저상버스 탑승과 하차에 소요되는 시간으로 인해 장애가 없는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차별과 편견의 시선으로 장애인 승객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선은 장애인의 권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이동권이 내가 누리는 이동권만큼이나 당연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 그들의 권리를 잊는 일을 빈번하게 행하고 있다.

이런 시선으로 인해 장애인이 일상에서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는 일상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로의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점자블록이 사라지며 장애인들은 보도 위의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게 되었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장애인들은 자가용을 이용해서도 이동을 하기 불편한 상황을 자주 겪었다.

또한 OTT 서비스의 유행으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앱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이 부족해 원활한 OTT 서비스의 이용은 어렵다.

이와같이, 다름을 불편함으로 만드는 무심하고 이기적인 시선과 생각 하나하나가 모여 장애인들이 당연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날들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장애인들의 다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모두가 당연한 삶과 권리를 누리기 위해선 우리의 시선이 변할 필요가 있다. 내가 생각 없이 내뱉은 사소한 시선이 누군가의 일상에는 불편함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해 나의 일상에 사소한 변화가 생기더라도 당연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장애인들이 누리지 못하는 권리는 무엇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 그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당연한 권리를 누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대학생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대학생들은 새로운 시각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무궁무진하게 가지고 있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주어진 권리를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에 힘쓸 때 더 행복한 세상, 더 공평한 세상, 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앞장서서 다름을 불편함으로 만드는 시선을 거둘 때, 비로소 모두의 권리가 실현되는 첫걸음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이 글은 밀알복지재단 대학생기자단 송채은 단원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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